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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탈/일상이야기

명절날 땅콩과 나

 

덩그러니 혼자 남겨진 집에 있는 나를 위해 어제 아는 언니들이 집으로 위문공연차 오면서 송편을 사다 주셨다.

간편화된 문화, 요즘은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송편및 전류를 사다가 차례 지내는 일들이 많은 거 같다.

덕분에 아침은 토마토쥬스 한잔과 송편으로 간편하게 해결했다.

 

요즘의 조상귀신이야기

명절 때 쫄쫄 굶은 조상 귀신님들이 모여 서로 신세를 한탄했다.

씩씩거리며 한 조상귀신이 말했다.
"추석 명절에 음식 먹으러 후손집에 가보니, 아,글쎄 이 녀석들이 교통체증 때문에 처갓집에 갈 때 차 막힌다고
새벽에 벌써 지들끼리 편한 시간에 차례를 지내버렸지 뭔가? 가보니 설거지도 끝나고 다 가 버리고 없었어"

두번째 분통터진 조상귀신은...
"자넨 그래도 나은 편이여, 나는 후손 집에 가보니 집이 텅 비었더라구. 알고보니 해외여행 가서 제사를 지냈다는 거야. 거길 내가 어떻게 알고 찾아가누?"

아까부터 찡그리고 앉은 다른 조상귀신은
"상은 잘 받았는데 택배로 온 음식이 죄다 상해서 그냥 물만 한그릇 먹고 왔어"

뿔난 또 다른 귀신은
"나쁜 놈들! 호텔에서 지낸다기에 거기까지 갔더니, 전부 프라스틱 음식으로 차려서 이빨만 다치고 왔네"

열받은 다른 조상귀신은

"난 말야.
아예 후손 집에 가지도 않았어.
후손들이 인터넷인가 뭔가로 제사를 지낸다고 해서 나도힘들게 후손 집에 갈 필요없이 편하게 근처 PC방으로 갔었지"

"그래, 인터넷으로라도 차례상 받았나?"

"먼저 카페에 회원 가입을 해야 된다잖아. 근데 귀신이 어떻게 회원가입을 하노? 귀신이라고 가입을
시켜 줘야지! ㅎㅎ

행복과 희망을 나누는 추석, 즐거운 연휴 보세요..(페부기에서 김운철 산악대장님 올리신글 업어왔어요)

 

 

병원에 입원중인 내게 둘째 시누한태 전화가 걸려 왔다.

올캐 땅콩 밭에서 캤는데 먹을 텨~~ 내 주세요..그런데 내가 집이 아니라 어떻게 받아요..그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내 말은 듣지도 않고 전화가 끊기고 다음날 울 집으로 배달된 땅콩...

냄푠한태 숨구녕좀 틀어 놓으라고 했다. 아주 잘 해놨다고 걱정 하지 말라고 말은 즉슨 그랬다.

퇴원해서 집으로 향한 내 몸은 집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이상한 냄새에 거실로 향하니 땅에서 막 캔거라 상할 수 있으니까 냉장고에 넣던지 소쿠리에 풀어 놓으라고 했더니 손꾸락 까닥 않는 냄편이 한 짓은 스티커 벗기고 살짝 열어 놓은 것이 다다..그리고 분명 처다도 완봤을 불쌍한 땅콩이 곰팡이 피려고 준비중이었다.

 

 

형님이 보내주신 귀한 일용할 양식을 이케 만든 냄푠한태  전화기에 대고 왈왈왈 짖었다. 내가 보기엔 괜찮아 보이던데...ㅋㅋㅋ

남자들은 왜 그리도 집안일을 못하는 건지 잘 하는 남편들도 많던데..아흑 정말 이지 들어오기만 해봐라 냅다 걷어 차 주고 싶었다.

땅콩은 껍질이 두터버서 시멘트 마당에 열기에 그냥 펼쳐 놓으면 잘 마른다기에 여러번 씻어서 널어 놓았더니 겉이 깜쪽 같이 곰팡내 없이 말랐다. 

 둘이 사는데 어찌나 많이 보냈던지 두다라이 땅콩을 씻어 마당에 널다가 아직 다 낳지 않은 갈비뼈에 무리가 갔는지 아파서 밤새 끙끙 알았다

 

 

 친정엄마한태 보내려고 땅콩 껍질을 열심히 까는 아침

집안일을 도와주는 망치가 한몫을 해준다.

 

 

 쌩땅콩 맛이 비릴 줄 알았는데 아삭아삭 달다.

어찌나 튼실하고 이쁘던지 베가레이서양을 들어 담아본다.

 

 

오른손이 한 짓은 왼손이 모른다더니

열심히 까서 담다 보니 껍질의 위치와 땅콩의 위치가 바껴있다.

그져 웃지요~~ㅎㅎ

 

 

 30개씩 나누어 땅콩 껍질을 까보았다.

사실 양이 많아서 지루했는데 이것도 하나의 재미가 느껴진다.

정상적으로 2개들이 일때 60알이 나와야 하는데 3개가 불량

57알이 나왔다.

모두 정상적인 유전자로 알이 튼실하다.

 

시누이가 보내준 땅콩으로 빌라에 사는 이웃과 아는 언니둘과 골고루 나누었다.

 

 

 

 

30개를 깠을때 쓰레기의 부피와 땅콩의 차이

 

 

먹을때는 무척이나 쉽던것이 껍질을 뱃겨 내려니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땅콩장수 아저씨가 급 존경스러워졌다.

기계로 까셨을까? 손으로 까셨을까?

보름날 재미로 한두어개 까먹는 재미와는 다르게 언제다까지 소리가 입안에서 흘러 나온다.

진득허니 하지 못하니 은숙아줌마!

내 마음을 다독이고 있는데 구세주 85세 엄마의 전화 목소리

어쩜 그리도 나와 목소리가 같을까

나이는 85세인데 목소리는 앵앵앵 되는 어린 아이 목소리

나도 나이들어 엄마처럼 되는 것은 아닌가 의문스러운날

엄마: 뭐하니?

나: 엄마주려고 땅콩까는 중

엄마: 아프다면서 그런걸 뭐더러혀..

나: 심심해..누워 있는것도 지루해

엄마: 나는 안깐거로 줘

볶아서 까먹는 재미인데 뭐더러 까~~

나: 흐어얼... 엄마 힘들까봐 까는데 그냥 줘 주는 것만도 고맙다.

 

 

 434개의 땅콩을 까서 봉지에 담고 있는데 연세드신 엄마가 그냥 달라고 하는 통에 일손을 놓았다.

아침부터 까기 시작한 땅콩 위생봉투 큰걸로 껍질 하나가득

땅콩은 434개의 튼실한 알이 나왔다.

 

그러므로 해서 얻어진 내 귀한 사진들 땅콩과 엄마와 나의 소중한 전화 데이트

7남매의 막둥이는 명절날 엄마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좋은날, 남편이 오면 친정가야지~~

하루죙일 전화가 빛발친다.

동서, 서방님 남편은 돌가가며 전화해데고 가만히 있으며 마음은 즐겁다.

내게는 동서가 둘이나 있다구요..ㅎㅎ 덕분에 올해는 아주 편히 보내봅니다.

행복이 넘쳐나는 추석명절 보내세요 ^^